본문 바로가기
대중 문화 리뷰/영화 드라마 리뷰

인어공주 - 게으른 영화에 맛이 있을리가.

by 리콘주니 2023. 6. 24.
728x90
 
인어공주
“내 안의 목소리를 따라자유롭게 꿈꾸고 사랑할 거야”아틀란티카 바다의 왕 ‘트라이튼’의 사랑스러운 막내딸인 인어 ‘에리얼’은 늘 인간들이 사는 바다 너머 세상으로의 모험을 꿈꾼다. 어느 날, 우연히 바다 위로 올라갔다가폭풍우 속 가라앉는 배에 탄 인간 ‘에릭 왕자’의 목숨을 구해준다.갈망하던 꿈과 운명적인 사랑을 이루기 위해 용기를 낸 ‘에리얼’은사악한 바다 마녀 ‘울슐라’와의 위험한 거래를 통해 다리를 얻게 된다. 드디어 바다를 벗어나 그토록 원하던 인간 세상으로 가게 되지만,그 선택으로 ‘에리얼’과 아틀란티카 왕국 모두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바닷속, 그리고 그 너머아름다운 꿈과 사랑의 멜로디가 펼쳐진다! 
평점
2.6 (2023.05.24 개봉)
감독
롭 마셜
출연
할리 베일리, 멜리사 맥카시, 조너 하우어 킹, 하비에르 바르뎀, 아콰피나, 노마 더메즈웨니, 데이비드 디그스, 제이콥 트렘블레이, 정상훈, 정영주

인어공주를 관람했다.
넷상에서 하도 욕을 먹고 있길래 궁금해서 보게 된 작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외로 나쁘진 않았다.
사실 이보다 더 나쁜 영화가 도처에 널려있거든.
하지만 전혀 좋지도 않았다.
영화의 만듦새에서 엄청난 게으름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디즈니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준 1989년 인어공주 애니메이션.

1989년 인어공주는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만든 
마지막 정통 셀 애니메이션이다. 
이후 나오는 애니메이션들은 전부 CG가 사용된 애니메이션들이며,
3년간의 제작 기간 동안 400명 이상의 예술가와 기술자들이 동원되고 
100만 장 이상의 그림을 그려 완성하게 된,
그야말로 미친듯한 노가다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ㄷㄷ

 

디즈니 최전성기 작품들. 2000년 이후로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월트 디즈니가 사망한 뒤로 장기적인 침체기를 겪은 
회사의 명성을 다시금 회복시키며 제2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디즈니 르네상스를 화려하게 열어준 작품이면서, 
그야말로 디즈니 왕국의 시작을 알린 대표작이 된 것이다. 
사실상 지금까지도 인기가 나쁘지 않기에

그 후광에 기대어 리메이크가 이뤄진 것 아니겠는가.
사실 89년작의 이야기 자체는 지금 보면 
상당히 단순하면서도 깊이가 없는 이야기이긴 하다.
하지만 애니를 이루는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어우러졌던 작품이었다. 
상술했듯 미친듯한 셀 애니메이션의 퀄리티와
그에 걸맞는 훌륭한 OST, 
성우들의 완벽한 연기와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로
당대 최고의 애니메이션이 되었던 것이다.

​이런 작품이 리메이크가 된다고 한다.

 

이렇게.

별 정보 없이 인어공주가 리메이크가 된다고 했을 때 
난 두 가지 방향을 기대하게 됐다.

 

1. 원작 골자를 그대로 유지하고, 현대의 기술을 활용해 화려한 껍데기를 입힌다.

 

보조 캐릭터들에는 사소한 변화를 주더라도 주연은 변하지 않는다.
사실 이런 방향은 리메이크보다는 리마스터라는 이름이 왠지 적절할 듯하지만,  
그래도 라이온킹이나 알라딘의 예가 보여주었듯
새로운 창작의 노력없이 기존의 단단한 뼈대를 이용하니

무엇보다 안전하다.

 

2. 새로운 캐릭터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준다.

 

근데 이런 선택을 디즈니가 한 적이 있었던가?

말레피센트 정도의 영화를 제외하고는

죄다 기존의 뼈대를 활용했을 뿐이다.

 

메인 캐릭터는 바꾸지 않았지만 
본의 아니게 새로운 이야기를 하려고 한 적은 있었던 것 같다.
그 영화는 바로...

 

디즈니 역대 최악의 영화로 전혀 모자람이 없는 영화. 뮬란.

뮬란이었다.
디즈니 특유의 뮤지컬 방식을 포기하면서까지 만든 영화였는데..
결과는 최악의 중국산 양산 무협 영화였다.

요점은, 
새로운 이야기라는 건 쉬운 게 아니라는 거다.
고로 안전하게 1번을 선택하지 않을까 했는데, 
예상을 깨고 디즈니는 캐스팅부터 놀라운 선택을 한다.

 

파격이라는 단어가 가장먼저 떠오른다.

흑인 인어공주를 선보인다는 거다.
와우.

이렇게 되면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2번,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것인가!
나쁘지 않다.
새로운 캐릭터로 새로운 시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건
그 시도와 노력만으로도 평가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헌데..

​아무 시도도 하지 않았다.
이야기는 놀랍도록 89년작과 비슷하게 흘러간다.
약간의 디테일들에서 오는 차이는 있지만 영향력은 없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의문이 든다.
'이럴 거면 뭐 하러....??'

 

동물과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은 찰떡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이것은 마치,
너무 오래 방치돼서 다 상한 재료들을 사용해

요리를 만든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중 딱 한 가지 재료에만 새것을 사용한들,
그 음식이 맛있을 리는 만무하지 않겠나.
너무나도 게으르다.
게다가 제작비가 2억 5천만 달러가 들었다고 하는데, 
이 금액은 아바타 1편의 제작비와 맞먹는 금액이다. 
감히 2편에 비견 하긴 그렇고, 
2009년작 아바타 1편과 비교해도

기술적으로 나을 게 없어 보인다.

 

신선한 횟감으로 보이는 플라운더.

 

가재에서 게로 변신한 세바스챤.

 

비호감의 극치, 스커틀.

'해물탕 비주얼 3인방'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캐릭터들은 
애니메이션 특유의 분위기를 이끌어주었던 중요한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저렇게나 애매한 리얼함에서 오는 이질감이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
라이온킹의 경우는 인간이 등장하지 않기에 그나마 괜찮았던 거다.
'쓸고퀄'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쓰는 것.

특히나 극중 스커틀이 보여주는 '스커틀벗'이라는 곡은 
좋다는 사람도 있긴 하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최악의 랩이었다.
상큼 발랄한 비트에 얹어지는 그 쇳소리라니... 
귀를 막고 싶은 기분.

 

 

원하시는 분들은 한번 감상해 보시길.

 

말이 많았던 인어공주 역의 할리 베일리의 연기는 그냥 보통이었다.
목소리는 좋은 편이고 노래도 잘하지만
대사와 음악이 잘 맞지 않아 연기를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결코 훌륭한 연기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마냥 연기를 못한다고 하기에는 약간 억울한 부분이 있다.
물론 배경과 인물이 따로 노는듯한 어색함은 논외로 하고.
어쨌든 배우가 무슨 큰 잘못이 있겠나.
문제는 디즈니의 선택이다.
파격적인 선택을 하고서도 그에 맞는 새로운 것을 
전혀 보여주려 하지 않는 그 게으름.
그 몰개성과 경직성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뮬란'때는 그러려니 했지만.. 
실수가 반복되니 이제 눈을 아예 돌리게 될 것 같다.
가오갤 3를 선택하지 않은 스스로에게 한탄하며...
아, 마블도 디즈니잖아....?! 이런 ;;;

​어쨌든 내일은 해물탕이나 먹어볼까.ㅋㅋ

 

원작을 돌려줘 ㅠㅠ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