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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문화 리뷰/영화 드라마 리뷰

테넷 - 무엇을 위한 서커스인가

by 리콘주니 2023.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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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넷
당신에게 줄 건 한 단어 `테넷`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 시간의 흐름을 뒤집는 인버전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세상을 파괴하려는 사토르(케네스 브래너)를 막기 위해 투입된 작전의 주도자(존 데이비드 워싱턴). 인버전에 대한 정보를 가진 닐(로버트 패틴슨)과 미술품 감정사이자 사토르에 대한 복수심이 가득한 그의 아내 캣(엘리자베스 데비키)과 협력해 미래의 공격에 맞서 제3차 세계대전을 막아야 한다![KEY POINT]인버전: 사물의 엔트로피를 반전시켜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미래 기술. 미래에서 인버전된 무기를 현재로 보내 과거를 파괴할 수 있다.
평점
6.8 (2020.08.26 개봉)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존 데이비드 워싱턴, 로버트 패틴슨, 엘리자베스 데비키, 딤플 카프디아, 케네스 브래너, 마이클 케인, 마틴 도노반, 클레멘스 포시, 덴질 스미스, 제레미 테오발트, 로리 셰퍼드, 유리 콜로콜니코프, 잭 커트모어 스콧, 히메쉬 파텔, 앤서니 몰리나리, 애덤 크로퍼, 아론 테일러-존슨, 피오나 두리프, 앤드류 하워드, 조나단 캠프, 웨스 채텀, 마크 크레닉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는 서커스 같다.
복잡하게 꼬여있는 플롯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는,

그걸 결과적으로 재미있게 전달하는 능력을 보고 있으면

불가능해 보이는 동작들을 정신없이 펼쳐내는 서커스가 떠오르는 거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플롯이 영화의 주제의식과도 맞닿는 것을 보게되면 

더더욱 그렇게 느끼게 된다. 메멘토가 그러했고, 인셉션이 그랬다.
그리고 여기에 비슷한 구조와 특징을 지닌 또 하나의 놀란표 영화가 나왔는데,
'테넷'이 바로 그것이다. 

 

 

 

'테넷'은 안 그래도 복잡했던 놀란 영화의 플롯을 한 단계 더 심화시킨 작품이다.ㄷㄷ
원래도 복잡했는데 이제는 그걸 넘어섰다.
이보다 복잡할 수 있냐 싶어도 그걸 자꾸 넘어서는 듯하다.

 

 

이보다 복잡하면 안돼지 않을까? 돼!

 

놀란의 영화에는 항상 순식간에 지나가는 작은 디테일이 많았어서 

그걸 놓치면 약간 뜬금없는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테넷에서는 그런 디테일들이 콸콸 넘쳐난다.
가뜩이나 헷갈리는 플롯을 이해해 보려고 발악하는 와중에 

디테일들까지 놓쳐서는 안되니 이건 뭐 관객들도 서커스에 함께 합류하는 느낌이 든다.
나는 서커스를 구경하러 온거지 직접 참여하러 온건 아니라고!

 

 

놀란 영화중 가장 뛰어난 액션 연출을 보여준다.

 

기존의 놀란표 영화들에 비해 상당히 발전한 부분이 있다.

바로 액션.
예전엔 편집으로 박진감을 이끌어 냈다고 하면(다크나이트를 떠올려 보라), 
여기에선 액션 그 자체만으로도 박진감을 이끌어 냈다는 것.
때문에 영화 내내 액션 시퀀스가 많이 포진되어 있는 당 영화에서, 

괜찮은 몰입도가 유지되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인 점이라 할 수 있겠다. 

 

 

언제나 그렇듯 문제는 메세지다.
플롯의 구조에 지나치게 힘을 쏟은 나머지 안 그래도 놀란의 영화에서

비교적 부족했던 인물들간의 관계를 묘사하는 부분이(인터스텔라는 예외)

이 영화에선 거의 없다.

그저 '이런관계다'라고 제시될 뿐이다. 
 전작들에서는 인물 간의 관계성은 약간 부족할지언정

캐릭터 자체는 매우 훌륭하게 구축하면서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달 됐었다.

 

 

플롯의 복잡함이 영화의 주제가 되는 좋은 예, 인셉션과 메멘토.

 

허나 서커스와도 같은 테넷에서의 복잡함은 

말이 되게 끼워맞추는데에만 그 목적이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영화의 모든 사건, 이야기, 인물, 주제까지도 
영화 내 '인버전'이 보여주는 큰 규모와 색다른 연출을 보여주기 위해

끼워 맞출 부품처럼 느껴지게 한다는 거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하긴 하다.
어느 누가 이정도로 복잡한 플롯을 이렇게나 자유자재로 다루면서도 

시종일관 박진감을 잃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엄두도 못 낼 얘기다.

하지만 물음표가 남는다.
왜 이런 복잡한 구조의 이야기가 필요했을까?
이를 통해 말하려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전작 인셉션이나 메멘토의 난해함은 매우 재미있으면서도

인간 무의식의 복잡성이나 기억상실증의 증세를

그 자체로 은유했기에 적절하게 전달이 잘 되었다. 
테넷이 갖는 복잡함은 흥미롭긴 하나 그 정체성이 모호하다.

 

소설이 아닌 이상, 

N차 관람을 통해 영화를 분석하고 해석해서 얻어내야 하는

메시지라면 전달에 문제가 있는 것임이 분명하다.
물론 그 과정을 즐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것이 장점으로 느껴질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영화의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달되던

놀란의 다른 좋은 영화들과 비교해

이 영화의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서커스와도 같은 놀란 영화의 특징은 문제가 아니다.
무엇을 위한 서커스인가가 문제인 거다.
서커스 자체는 매우 경이롭긴 하지만,

놀란의 영화에서 그보다 더 나아간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이

크게 욕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놀란의 다음작인 오펜하이머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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