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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문화 리뷰/영화 드라마 리뷰

그랜 토리노 - 스케일 따위

by 리콘주니 2023.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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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 토리노
그랜 토리노를 훔치려던 소년, 이제 그 소년을 지켜주고 싶다... 자동차 공장에서 은퇴한 월트 코왈스키(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일상은 집을 수리하고 맥주를 마시고 매달 이발하러 가는 것이 전부다. 전쟁의 상처에 괴로워하고 M-1 소총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남편이 참회하길 바란다는 월트 아내의 유언을 이뤄주려고 자코비치 신부가 하루가 멀게 그를 찾아오지만 월트에게 그는 그저 ‘가방 끈 긴 27살 숫총각’일 뿐. 그는 참회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버틴다. 그가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만큼 믿는 존재는 곁에 있는 애견 데이지뿐이다. 이웃이라 여기던 이들은 모두 이사 가거나 죽고 지금은 몽족(Hmong) 이민자들이 살고 있다. 월트는 그들을 혐오하고 늘어진 지붕, 깎지 않은 잔디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못마땅해 한다. 동네 몽족, 라틴, 흑인계 갱단은 툭하면 세력 다툼을 하고 장성한 자식들은 낯설고 여전히 철이 없다. 낙이 없는 월트는 죽는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날 이웃집 소년 타오가 갱단의 협박으로 월트의 72년산 ‘그랜 토리노’를 훔치려 하고 차를 훔치지 못하게 하고 갱단의 싸움을 무마시킨 월트는 본의 아니게 타오의 엄마와 누나 수의 영웅이 된다. 잘못을 보상해야 한다며 월트의 일을 돕게 된 타오. 엮이고 싶지 않았던 월트는 시간이 가면서 뜻하지 않았던 우정까지 나누게 된다. 타오 가족의 친절 속에서 월트는 그들을 이해하며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가혹한 과거에서 떠나온 그들과 자신이 닮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차고 속에 모셔두기만 했던 자신의 자동차 그랜 토리노처럼 전쟁 이후 닫아둔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평점
9.0 (2009.03.19 개봉)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크리스토퍼 칼리, 비 방, 아니 허, 브라이언 할리, 제랄딘 휴즈, 드리머 워커, 브라이언 호위, 존 캐롤 린치, 윌리엄 힐, 브룩 치아 타오, 치 타오, 초우아 쿠이, 스콧 이스트우드, 시아 수아 창, 소니 뷰, 두와 무와, 그렉 트리자스코마, 존 존스, 데이비스 글로프, 토마스 D. 마하드, 코리 하드릭트, 나나 그베워뇨, 아더 카트라이트, 오스틴 더글라스 스미스, 코노르 리암 칼라한, 마이클 E. 쿠로우스키, 메이카오 K. 리통파오

 

나이 들어 갈수록 품위 있고 멋이 폭발하는 사람이 있다.

영화배우로만 말하자면 브래드 피트나 조지 클루니, 로버트 레드포드 정도가

얼른 떠오르는 것 같다. 

 

허나 이미 노인네로서 아직까지도 막강 포스를 과시하고 있는 배우를 떠올린다면

그건 단 한 명. 클린트 이스트우드 뿐일 거다.

 

현역 배우이자 감독으로,거의 90줄로 접어든 상태에서도

왕성한 활동으로 젊은 배우들을 민망하게 하고 있는 노친네다.

 

요즘에는 숱하게 수작 걸작들을 찍어내는 감독으로서의 모습이 더 익숙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배우로 참여한 본 영화 역시 기대가 되었다.

(물론 이 영화도 감독까지 하셨다. 대단;)

 

 

눈빛만으로 사람 죽인다는 게 이분에겐 가능할 것만 같다.

 

왕년의 '용서받지 못한 자'필의 포스터만 봐도

본 영화에서 한 댓 명은 너끈히 죽어 나갈 듯 보였고, 

주인공 캐릭터도 한국전에 참전했던 전쟁 영웅인 데다,

그 막강 포스를 시종일관 과시하시는 것이 꼭 

막판에 시원스럽게 때려 부수는 액션 함 해주실 것 같으나...

아뿔싸.

 

그 카리스마와 간지의 용도는 단 한 가지, 

오직 참회에 맞춰져 있다. 

처절한 복수극 따위가 아니다.

게다가 영화의 무대도 좁아터진 두어 집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 거의 전부이고.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다.

 

영화 내 갈등과 참회의 원인이 되는 몽족들.

이 좁은 무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세대 인종 간 갈등에 전쟁의 흔적에 대한 성찰, 

그리고 발톱을 깨물며 고민할 만한 종교적 질문들,

무엇보다 유머와 비장미의 절묘한 배합, 끝으로 감동까지, 없는 게 없다. 

영화라는 게 반드시 스케일 따위가 크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이렇게나 많다는 걸 이스트우드 옹께서는 몸소 보여주시는 것만 같다.

 

그냥,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은 다 일어난다고 보면 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할배의 카리스마가 캐릭터뿐만이 아니고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캐릭터에 감탄하고 이야기에 감탄하고 어느새 고집쟁이 노인네에 동화되고 나면

모든 상황이 폭발하듯 정리되는 마지막에 이르러 긴 탄식을 뿜어내게 될 것이다.

그때쯤 되면 누구나 틀림없이 이렇게 생각하게 되겠지.

 

'이 노인네 돌아가시면 안 되는데.. 감독님 오래오래 사세요.'

 

영감님. 부디 만수무강하시고 건강 잘 돌보세요.ㅠ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이 참여하고 이스트우드 옹 자신이 노래를 직접 부르기도 한

OST가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흘러나오며 

영화의 제목이자 작중 등장하는 자동차인 

그랜 토리노가 마지막에 등장할 때

느껴지는 먹먹함은 지금 다시 봐도 정말 소중한 장면이다.

RESPECT!!!!

모두에게 정말 정말 강추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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